2009년 12월 31일 목요일

20091231-2009년을 마치며

정치판은 아수라장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풍요로운 한 해를 보냈다.

 

개인적으로 목표했던 것 중 꽤 많은 것을 이뤘는데, 그 중에서는 수영을 익힌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물에 뜬다'는 자연스러운 행위가 나에겐 꽤 어려운 것이었다.

 

업무적으로는 그럭저럭 인정받은 것 같지만, 한편으론 좀 속상한 부분도 있었다. 흔히 얘기하는 경상도 남자들의 그 촌스러움, 공사를 혼동하고 성별과 나이를 따지는 좀스러움이 짜증스러웠다. 그리고 그걸 겉으로 드러내면 그 족속들 중 40살 이하는 화를 낸다.

 

내년에는 좀더 유연하게 대응해보자고 다짐해본다.

 

그리고 2009년에 꽤 많은 책을 읽었는데,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던 것이 별로 없다. 모 블로거의 자료정리법을 본받아서 내년에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책읽기'를 시도해보려고 한다.

 

그럼 이제 책상정리를 하고 버스 탈 준비를 해야겠다. 종무식 덕분에 4시 전에 마쳤으니, 버스 출발 시간 전에 책 한 권은 마저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2009년 12월 23일 수요일

입사 4주년

오늘이 내 입사 4주년이라고 한다.

물론 그룹 입사일이니 실제 소속사에 들어온 날과는 한 달 정도 차이가 나지만.

 

4년 전을 돌이켜 보면 참 부끄럽다. 신입사원으로서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연수생활 초반에 팀장을 해보겠다고 했지만...형편없이 깨졌다.(전반기 팀장인 나의 삽질 덕에 후반기엔 더 단합이 잘 됐다) 연수소에서 그 난리를 치고도 난 1년차 내내 '적극적인 신입사원'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쫓겨 제풀에 지쳐갔다.

 

지금은 타고난 체력과 성격에 맞춰 그저 내 일만 한다. 그렇다고 업무의 절대량이 1년차때보다 적은 것은 아니니, 4년 동안 나름 성장한 모양이다.

 

하지만 잃은 것도 있으니, 첫째는 겸손이고, 둘째는 건강이다. '갑'의 위치에 오래 있다보니 물들었는지, 두달쯤 전에 차장님께 지적을 받을 때까지 한없이 콧대가 올라갔었다. 그리고 마음보를 못되게 써서 그런지 곳곳이 쑤시고 결린다.

 

입사 5주년이 되는 날, 잃어버린 두 가지를 찾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짧게나마 기록해본다.

2009년 12월 9일 수요일

20091209-근황

지치고 피곤하다. (언제는 안 그랬냐만은...)

 

인간관계가 제일 끔찍하고, 그래서 일도 요새 단순한 업무만 손에 잡힌다. 제발 보고서 쓰는 일에서 좀 나 좀 빼줘...

 

바쁜 와중에도 읽을 책은 왜 이리 많을까. 오마에 겐이치의  『지식의 쇠퇴』를 다 읽었는데, 생각할 거리가 꽤 많아서 다른 책에 손을 못대고 있다. 공병호와 비슷한데 좀더 급수가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번역을 개판으로 해서 남에게 섣불리 권하지 못하겠다. 딱히 오역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지만, 문맥을 가다듬어야 하는 부분을 대충 넘겨버린 것이 빤히 보인다. 그리고 저자가 한국에 대해 잘못 서술한 부분이 있는데, 아무 보충설명 없이 그대로 넘겼다. 원서와의 페이지 수 차이로 봐서는 참고문헌 목록이나 색인도 잘랐겠지. 제대로 된 리뷰를 쓰기 전에 번역자(양경철)과 출판사(말글빛냄) 둘 다 대차게 까야할 것 같다.

 

위와 같은 일들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슬슬 DIY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어졌다. 뜨개질이나, 십자수, 퀼트. 수영 초급반을 마치면 손을 움직이는 강좌로 방향을 틀지도 모르겠다.

2009년 12월 6일 일요일

20091206-어떤 청해문제...

JLPT 1급을 보러 갔다. 여름에 치렀던 시험은 뭐가 잘못 되었는지 성적도 안 왔을 뿐더러, 붙었을리도 없으니 그냥 다시 본 것.

 

일본어 시험을 볼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난 한자로 의미를 유추해버리기 때문에 올바른 독음은 잘 모른다. 그러니 독해도 바닥에 가깝다. 음, 이번에도 청해와 히라가나로만 된 단어 의미는 전부 포기.

 

하지만  청해 마지막 문제만큼은 정말 잘 들렸다. 문제의 2009년 JLPT 1급 청해 30번 문제(문제 Ⅱ의 15번)는..."다음은 라디오 드라마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은?"

 

문제의 라디오 드라마는 아마도 함정이나 기지의 내부를 배경으로 하는 모양이다. 전투가 점차 격화되는 가운데 0호기가 파손, 테스트 중인 4호기를 직접 끌고 나가겠다는 대장과 이의를 제기하는 부하직원이 주고받는 사이에 끼어든 '아스카'라는 이름의 여자 조종사가 4호기를 끌고 나가 버린 것이다. "あすか、頼む” 라는 비장한 대사와 함께 끝나는 청해시험.

 

본 시험이 아니라 혼자서 모의고사 풀다가 나왔으면 분명 데굴데굴 굴렀으리라. 문제의 라디오 드라마가 나오는 내내 혼자 소리내어 웃지 않기 위해 무진 애썼다.

 

대체 이번 JLPT 청해시험 출제자의 정체는 무엇인가, 건담, 마크로스, 혹은 에바에 불타오르는 오덕인가? 아니면 일반인이지만 JLPT 응시자들 중 오덕이 많다는 것을 알고 서비스로 문제를 내준 것 뿐일까?  앞의 지문에 드래곤환타지 운운하는 게임의 공략순서가 나온 것으로 판단하건대, 아마 범용 오덕인 것 같기는 하더라만...

 

 

2009년 12월 5일 토요일

20091205-에반게리온 파 관람

국내 개봉한지 얼마 안 됐으니 스포일러는 쓰지 않겠다.

 

원작을 방영할 때는 그저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극장판을 보니 새삼 애착이 느껴진다. 학생 시절엔 흘려 넘겼던 작품들이 지나보면 추억의 명작으로 소중하게 남는구나. 만화도, 애니도, 음악도...엔딩테마와 예고편까지 끝나고, 불 켜진 계단을 올라가는 사람들의 8할은 족히 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들에게 동질감을 느꼈다.

 

2009년 11월 30일 월요일

20091130

1. 금요일에 서울에서 시험을 보는 바람에 주말이 3일이 되었다. 금요일 저녁의 서울 나들이...시험이 끝나고 초겨울의 서울 거리를 걷다가 백화점 구경을 하고 신촌 북오프에서 만화책을 질렀다. 나날이 이랬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엄마에게 구속받지 않는 기숙사 생활이 고프다.

 

2. 토요일에는 카페쇼에 갔다 와서 가족 외식을 하고 바로 고교 동창끼리 파자마 파티. 사법연수원을 졸업할 친구나 행시에 최종 합격한 친구들 모두 부럽다. 정말 안정된 환경, 평온한 가정에서 원하는대로 성장한 아이들...이애들을 볼 때마다 대학원병이 도진다. 우우... 정신없이 나가느라 갈아입을 옷을 안 들고 갔더니 일요일 아침부터 몸이 쑤신다. 세수도 안하고, 이도 안 닦고, 새벽 3시까지 술마시고 얘기하다 잤으니 어련할려구. 다음 날 피부 상태를 보고 진짜 반성했다.

 

3. 일요일에는 동아리 친구들을 만났다. 직장에 들어와서 토, 일 연속으로 약속을 잡은 것은 정말 오랜만에 있는 일이라,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3시간 넘게 잠을 잤다. 그리고 시차 적응이 안 돼서 고생...

2009년 11월 27일 금요일

20091127-시험 합격

회사에서 시키는 시험을 보고 왔다. 하도 공부를 안 해서 떨어질 걸 각오하고 갔는데 점수는 정확히 커트라인. 진짜 아슬아슬하게 통과했다. 165문제를 165분안에 풀어야 했는데, 10문제나 못 풀고도 정답률은 반 정도...정말이지 용케 붙었다 싶다. 으휴, 모듈 3개로 구성된 시험이니 이 미친 짓을 두번이나 해야하는 구나...

 

 

2009년 11월 19일 목요일

20091119-재미있는 그림을 발견했다.

블로그 마실을 다니다가 흥미로운 그림을 두 가지 발견했다. (그림은 퍼오지 않겠다. 링크타고 원문을 보시기 바란다)

 

첫번째는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이 언급한 김진애 의원(민주당)의 서울 그림. 『도시 읽는 CEO』89페이지에 나온 그림이라고 한다.

(http://kimdaeho.egloos.com/4587326)

 

김진애 의원의 책은 한 두권 읽어본 적 있는데 꽤 느낌이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아마 건축(아파트 땅장사 말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김진애 의원 덕분인 듯. 그래서 눈이 번쩍 뜨여 포스트를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문제의 그림을 보자...OTL...그 복잡한 서울지도를 8개의 구성요소만으로 그려내는 통찰력. 언제나 구구절절 사설을 늘어놓는 내게 그런 능력이 있었던가? 그림을 그린 사람에게도, 그것을 끄집어내준 사람에게도 경의를 표한다.

 

이것으로 독서목록에 『도시 읽는 CEO』를 추가. 나답지 않게 천천히 시간을 들여 읽어보기로 했다.

 

두번째는 '마케터의 블로그스타-2009시즌'에서 본 "한국사회를 쉽게 이해하는 그림, 그리고 살아가는 방법"이다.

(http://grands.egloos.com/2478864)

 

초등학교나 중학교 다닐 적에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물통이 꽉 찰 때까지 물을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을 구하는 문제를 풀었던 기억이 나는가? 그 그림으로 한국사회를 설명하는 것이다. 마케터 님은 물통은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규모(범위 내지는 한계), 쏟아지는 물은 한국사회가 부담하는 비용/투자, 물통에서 수면의 위치는 한국사회 욕망의 수준이라고 풀이했다.

 

오오~강준만 교수의 소용돌이론 이후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분석이다. 추가로 아파트에 이 그림을 적용한 포스트를 보고 환성을 질렀음. 이어서 나올 활용예도 기대된다.

 

 

 

2009년 11월 18일 수요일

20091118

1. 요새 아파트와 중고차 매물이 꽤 많이 보인다. 슬슬 거품이 꺼질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IMF 구제금융 사태가 벌어졌을 땐 중학생이라 별 영향이 없었는데(우리집은 그전부터 어려웠다), 직장인이 되어서 경기 악화를 실감하게 되니, 등골이 오싹하다. 진짜, 회사 망하면 직장인들은 맨몸으로 거리에 나앉는 거구나 하는게 느껴져...

 

2. 경기가 불안하니 나름 공부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 되면 회사가 어찌 나를 챙기겠나...지원될 때 그저 하나라도 더 해두자는 생각 뿐이다.

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20091112-수능이었구나.

나는 수능 본지 10년이 다 되어가고 친척이나 주변 사람들도 나이를 먹은 터라 수능날이라는 게 현실감이 없다. 옛날처럼 수능 한 방에 대학이 갈리는 것도 아닌 듯 하고...

 

에효, 이렇게 나이를 먹어 가는구나...

2009년 11월 11일 수요일

20091111-룸메가 돌아왔다.

내가 우석훈 박사의 마지막(실제론 마지막이 아니었다) 강연회에 가려고 반차를 내고 서울에 왔던 날, 한 통의 문자가 도착했다.

 

"집에서 이틀 정도 마스크 끼고 온나, 나 플루 의심환자 되서 오늘 XX(고향) 가긴 하는데 혹시 모르니까."

 

대기업 정규직이 좋긴 좋아서, 우리 회사는 신종플루=돼지독감 의심환자는 5일 유급휴가를 받는다. 이 친구도 고향의 본가로 돌아갔는데, 어제까지 집에서 놀다 왔다.

 

다녀와서 하는 말이, "나 확진환자였대."

 

그럼 내내 같은 방에서 잔 나는? 나도 지지난주에 열오르고 몸도 안 좋았는데, 혹시 내가 먼저 걸렸다가 나은 건 아닐까? 나 멍청하게 안 아픈척 하다가 유급휴가 기회 놓친거야?

 

...괜히 센 척했던 내가 바보다. 휴가 받아서 여행이나 가볼 걸...

 

어쨌거나 한 가지 수확은 언론에서 호들갑 떠는 것만큼 신종 플루의 위력이 큰 것 같지는 않다는 것. 생각해보면 교통사고나 산재로도 플루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죽는다. 진짜, 4대강을 가리기 위한 떡밥으로 신종 플루 문제를 부채질 하는 거 아닐까(주어는 없습니다).

2009년 11월 10일 화요일

20091110-역사에 길이 남을 삽질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4대강 사업이 첫삽을 떴다.

 

마케터 님의 포스팅에서 4대강 예산과 이 삽질 때문에 삭감된 예산 내역을 보니 암담하다. 멀쩡한 강바닥을 긁어내서 흙탕물로 만드는 데 5조원, 한강과 낙동강을 거대한 죽은 수로로 바꿔놓을 전체 공사에 4년간 23조원을 퍼다 붓는데, 설계도 안 끝난 상태에서 시작했으니 당연히 공사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덕분에 철도 예산은 조단위로 삭감.

 

미국은 전국을 고속철로 연결한다는데, 우리는 운하로 연결?

 

원천징수로 칼같이 세금내는 납세자로서, 진짜 피눈물난다.

 

 

나의 바다는 책 속에서...

며칠 전 우석훈 박사의 블로그에 '바다의 눈으로 보기'라는 글이 올라왔다. 아마도 글 말미의 거제도에 관한 얘기는 내가 한 것일텐데, 왠지 반갑기도 해서 나와 바다의 인연에 대해 적어보기로 했다.

 

대학교 2학년을 휴학하고 배낭여행을 갔을 때 처음으로 외국에 나갔고, 그 즈음에 주경철 교수가 번역한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읽었다. 여기서 난 결정적으로 중세사(왜 중세사를 생각하고 서양사를 전공했는지도 얘기하자면 길다)에서 경제사로 관심사를 돌렸고, 지중해를 바라보다가 끝내는 브로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컴퓨터조차 없었던 시절에 방대한 전체사를 구성했던 대학자에게 열폭해서 어쩌려는지, 어차피 역사 전공해도 c급밖에 안 되는데 내 밥벌이를 하면서 역사책을 사서 보는 독자가 되자...라는 어이없는 결론을 내렸던 것.

 

그리고 2년 후 졸업 시즌, 난 면접장에서 브로델을 언급하고 조선소에 붙어버렸다...

 

이렇게 시작된 바다와의 인연은 지금까지도 꽤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고, 독서 테마의 하나로 남아 버렸다.

 

당시에 막연하게 생각했던 '지중해'역할론은 결국 신입사원 시절에 다녀온 요코하마 여행에서 일본의 바다로, 그리고 나가사키를 창구로 한 일본의 근대화로 이어졌다.

 

주경철 교수의『대항해시대』, 주강현 교수의 『관해기』,『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 『등대』와『적도의 침묵』...신입사원 시절에 부러 찾아 읽었던 조선사에 관한 책들...

 

대학 4년을 뭘 하며 보냈는지 제대로 된 연구방법 하나 익히지 못했지만, 그래도 바다와 관련된 책 에세이 하나 정도라면 나도 쓸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업계(?) 얘기는 몇 십년이나 지나야 할 수 있겠지만...바다라는 키워드를 잡으니 한 걸음 나아간 기분이다. 거제도에 관해 내가 갖고 있는 의문은 우 박사님이 풀어주시리라 기대하겠다^^

2009년 11월 8일 일요일

20091108-생일

생일 덕에 간만에 잘 먹었다.

 

부서 총무가 내 생일을 잊어버렸다는 게 좀 섭섭했지만 대신 부장님이 생일 축하 메일을 보내주셨으니 그걸로 넘어가자.

 

다행히 집에서는 안 잊어먹고 다들 날짜맞춰 축하해줬다.

2009년 10월 25일 일요일

20091024~25-공연, 공연, 공연

이틀 연속으로 공연을 보고 오려니 머릿속이 과포화 상태다.

 

토요일 오후에 양재역에서 있었던 지인의 결혼이 끝나자마자 3시 50분에 택시를 타고 예술의 전당으로 고고~! 59분에 예술의 전당에 도착했다.

 

목적은 2009 서울 공연예술제 출품작인 <원전유서>, 눈팅만 하는 블로그인 Red Shadow의 소개글을 읽고 '살아생전 두번 다시 이런 공연은 안 보겠다' 는 기준점이 될지 궁금해서...질렀다. 물론 4시 시작인 공연이니 앞에는 좀 잘라먹을 걸 각오했지만, 현장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예매한 사람들 표가 안 나와서 현장구매도 한참 지연되었다는...앞 부분의 20분 정도는 잘라먹은 것 같다.

 

정말 길긴 길더라는...특히 무슨 얘기를 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는 2막이 지나간 후에는 사람들이 다 '이거 실험극 아냐?' 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중간에 떠난 사람들이 없는 것은 이왕 2시간 반을 본거, 끝장을 보자는 사람들의 오기였을까, 아니면 정말 감동해서였을까.

 

쓰레기로 이루어진 산 위에 사는 사람들의 쓰레기 산의 소유권을 인정받으려는 투쟁과 현실 사회를 겹쳐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연극이라는 건 알겠는데, 난 개인적으로 1,2막에서 3막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갑자기 급격하게 변해 따라가질 못했다. 의미없는 기호로 변한 한글자모의 합창과 쓰레기가 돈이 되는 역전된 현실, 맞아 죽고 나무가 된 아이와 다 죽고 떠나버린 무대에 남은 상추를 심는 어미와 정신이 돌아온 남편. 망가진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마지막 장면...

 

너무 많은 것이 우겨넣어져서 하나로 연결하기가 어렵다. 아마 리뷰를 안 보고 갔으면 머리에 쥐가 났을지도 모르겠다. 결론은, '살아생전 한 번은 볼만한 데, 두번 볼지는 모르겠다.' 정도?

 

사실 연극도 연극이지만, 옆에 앉았던 고운 할머니가 더 인상깊었다. 빨간 코트에 베레모를 쓰고, 스카프를 두른 할머니는 연극계 관계자도 아닌데 70년대부터 공연을 다니셨다고 한다. 큰 아들이 69년 생인데, 딸이 없어 공연을 같이 보러 다니지 못하고 손녀들은 며느리가 안 내준다고 속상해하셨다. 역시, 한국의 문화계는 여성이 먹여살리는구나^^

 

아무튼, 결혼식 차림새로 4시간 40분(쉬는 시간 2번 포함)이나 공연장에 체력을 쏟았더니 일요일에 보러간 공짜 음악회는...졸아버렸다ㅠㅠ 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받은 표인데 진짜 속상했다. 사실 피아노 협주곡이 나오면 입장료가 비싼데, 역시 누군가 같이 볼 사람을 데려갔어야 했다.

2009년 10월 22일 목요일

20091022-지름신 강림!

기숙사 정리를 끝내고 원어데이를 보니 와콤 타블렛이 나와 있다.

 

조금 고민하다가 CTH-460으로 질렀다.

 

이번엔 놀려두지 말고 블로깅에 그림을 넣어보려고 한다^^

 

2009년 10월 20일 화요일

20091020-청소했다.

회사 창립기념일이라 월요일까지 쉬었다. 그런데 월요일 저녁에 룰루랄라 기숙사에 들어와보니 거실 상 위에 수상한 A4용지 한 장이 놓여 있다. 제목은 "1차 경고장". 기숙사 청소 및 정리 상태가 극히 불량하니 치워라. 금요일에 재검하겠다...라는 내용이었다.

 

우...창피해...

 

별 수 있나. 회사원이 까라면 까야지...결국 모종의 문제로 수영에 안 가는 날인 오늘, 책장 대용으로 쓰는 기숙사 옷장 안을 엎어버렸다. 3시간을 정리했더니 나름 뿌듯하더라.

 

 ...근데 룸메가 어질러 놓은 부엌은 어찌하나. 룸메 중에 싱크대에 녹차티백을 엎어놓는 애가 있는데, 10개 넘게 쌓이니 오기가 생겨서 나도 안 치워주고 있다.

 

 

 

 

2009년 10월 13일 화요일

20091013-가끔은 당첨!

1. 훗, 여사원 모임에서 선물에 당첨됐다. 상품은 신○○토에서 나온 무릎담요. 고양이 그림이 그려져 있어 마음에 든다. 입사한지 어언 4년, 선물뽑기에서 당첨된 건 처음이다.

 

그래, 이런 날도 있어야지.

 

2. 추석 선물로 받은 회사 기프트 카드로 지른 책이 왔다.

 

읽을 거리가 늘어나니 갑자기 마음이 바빠진다. 퍼즐은 잠시 쉬고, 주말에는 독서 모드.  

2009년 10월 9일 금요일

20091009-한글날

위는 구글의 한글날 기념로고. 멀리서 보면 'Google' 모양이라는데, 정말 그런가?

 

'한글날' 이다. 공휴일은 아니라도 기념할만한 날인 것은 틀림없다. 엊그제 보고 온 훈민정음 해례본을 떠올리면, '한글'로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2009년 10월 6일 화요일

2009년 추석 연휴

나름 알차게 보낸 추석 연휴^^

 

송편, 대하, 갈비찜에 언니와 매드 포 갈릭에서 점심, 정말 원없이 먹었다.

 

그리고 대학로에서 연극 보고 남산에서 케이블카타고 전망대 구경에, 오늘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몽유도원도를 보고 다시 기숙사로 귀환.

 

아, 사람들도 만났다. 오랜만에 입사동기들을 봤는데, 음...머리가 복잡하군, 이건 다음에 정리해봐야겠다...

(떡밥이 날아다니는 술자리였다)

 

마지막으로, 퍼즐을 맞췄다. 95% 쯤 끝내고 버스 시간이 다 되서 남겨놓고 왔는데, 이번 주말에 해야할지 고민 중이다.

[사진은 고흐의 아몬드나무 그림 1000피스 퍼즐, 지난 주 금요일에 시작해서 여기까지 맞췄다]

2009년 10월 1일 목요일

20091001-추석 연휴

"연휴"라는 쉼표 덕분에 회사일에 생기가 돈다. 연휴 전날엔 왠지 결재가 빨리 나고, 안 되던 일들도 해결되고. 일에 속도가 붙어서 느긋하게 처리하고 5시엔 업무 마감을 했다.

 

조금 있으면 6시 반 차를 타고 서울로 간다. 우리 회사는 6일까지 휴무*^^*

 

밀린 리뷰도 쓰고, 자격증 공부도 하고, 책도 일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안팎으로 우울한 일들 투성이라, 쉬면서 기운을 차려야겠다.

2009년 9월 29일 화요일

20090929-남의 말

내가 남의 말을 하는 것은 아무렇지 않은데, 똑같은 말을 남이 나에게 하는 것은, 그리고 그게 돌고 돌아 내게 건너오는 것은 마음 속에 칼자국을 남긴다.

 

아무리 협의해서 한 일이라도, 좀더 좋게 말하는 방법이 있었을텐데...하는 생각에 속이 쓰리다. 젠장, 난 왜 이모양일까. 요새 같아서야 내년에 대리 안 달아준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젠장, 부장님이 올해 내 고과는 D를 매길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모르는 사람은 내가 말이 없고 완벽주의자라고 하는데, 한꺼풀만 벗겨보면 난 빈틈투성이다. 입사 이래로, 또는 학교 입학 이래로...멀리 가면 태어난 이래로 내가 저지른 수없는 사고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니 입이라도 조심해야 하는 거였다. 그랬으면 최소한 내가 남의 말에 아프긴 해도 찔리진 않았을 것 아닌가.

20090929-『Panarchy』, 책자랑

우석훈 선생이 뽑은 21세기 가장 중요한 책-『Panarchy』. 처음에 블로그에서 책 소개를 보고 75,000원이라는 책값에 며칠을 고민했었다.

 

결국 아마존과 중고책 연계사이트를 돌다가 찾아낸 것이 allibris 에서 파는 중고책. 텍사스 어딘가에서 파는 26달러짜리였다. 운송료를 포함하니 39달러를 넘기고 최종 원화환산가격은 신용카드 수수료를 포함해서 49,500원 정도.

 

어제 책이 도착했는데 나름 괜찮다. 좀 우그러지긴 했지만 중고책이고, 물 건너 험난한 길을 왔으니 넘어가기로 하자....근데 책 자랑을 했는데 언제 다 읽을지...시간이 좀 나면 차분하게 번역도 좀 해보고 싶은데, 진짜 할일이 많구나.

 

 

2009년 9월 28일 월요일

20090928 - 갓파가 책가방 틈으로 내다본 하늘

회사에서 지원하는 저녁 일본어 수업시간에는 교재로 아니메를 활용한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이어 세번째로 <갓파 쿠와 함께 한 여름방학>을 보고 있다.

 

오늘 진도는 코우이치의 집에 온 갓파, 쿠가 처음으로 밖에 나가는 장면. 주인공 코우이치의 책가방 속에서 열린 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갓파의 시야를 보면 먹먹해진다. 그 작은 틈새조차 하늘과 나무로 채워지지 않고 끊임없이 인간이 만든 구조물이 가로막는다. 다섯 세대-150년 전에는 볼수 없었던 풍경-아파트, 전철, 자동차...

 

문득 생각난 것이 도시에 함께 살고 있는 동, 식물들과 도시에서 밀려나버린 생물들이다. 지금 인간의 공간에 나름 성공적으로 적응한 것처럼 보이는 길고양이나 비둘기들도, 사실은 인간의 회색 공간에서 힘겹게 삶을 꾸려나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너무 여려서 살아갈 수 없는 것들은 도태되어가고...계속해서 건물을 올리고 길을 내는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난 오늘, 갓파의 시선으로 한국을 본다. 무섭다.

20090928 - 9세 여아 성폭행 사건의 내막을 보고.

1. 어제부터 뉴스로 올라온 9세 여아 성폭행 사건, 내막을 알수록 끔찍해진다. DC에 올라온 범행 정황이 돌고 있는데, 피해 아동의 상태로 봐서 낚시인 것 같지가 않다. [http://rewrite.egloos.com/4244262] 글을 다 읽고 나서 십분 넘게 멍하니 있었다. 머릿속에 열이 올라오면서 덜덜 떨리는데, 어떻게 이런 새끼와 같은 하늘을 이고 살수 있는지...차라리 살인을 할 지언정 가해자 같은 짓은 못할 것 같다. 대체 그 아이 부모는 억장이 무너져서 어찌 살까...

 

스너프필름보다 끔찍한 짓을 저질러놓은 가해자(57,남, 신원미공개)는 수사결과로 밝혀진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누군가는 이 일에 살인미수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하고, 누군가는 '대륙'의 법으로 마약과 강간은 무조건 사형이라고 했다. 여기에 100% 동의한다.

 

그리고 덧붙여, '음주에 의한 심신상실'은 한국 법에서 없어져야 할 단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이라면, '심신상실'할 정도로 술을 마시면 범죄를 저지를 몸상태가 못된다는 정도는 알거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면 성폭행은 커녕 운전도 못한다, 아니, 자기 발로 걸어서 집에 가기도 힘든 상태다. 명백히 자기보다 약한 대상을 노려, 증거인멸까지 시도한 강간범에게 심신상실을 적용하는 한국 법- 난 솔직히 안 믿는다.

20090927

1. 어제는 부서 전체 산행을 다녀왔다. 아침 8시에 출발해서 산 타고, 행사 끝나고 돌아오니 저녁 5시가 되어 있다. 산을 타니 땀은 비오듯이 나는데 오르막길마다 다리가 천근같다. 수영을 반년 넘게 했는데 땀구멍만 활성화되고 체력은 여전한 듯. 아니, 날씬한 애들이 산을 잘 타는 걸 보면 너무 무거워서 그럴지도 모른다.

 

2. 신입사원 장기자랑하는 걸 보면 참 안쓰럽다. 프로 뺨치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애들도 있긴 하지만, 파트별로 신입사원을 모아놓으면 사실 수준차는 나게 마련이니까..후~그저 노래 한곡으로 때울수 있었던 시절에 들어오길 잘했다...

 

3. 산행 다녀와서 등산복을 빨아 놓고 6시 반 부터 잤는데, 일어나보니 일요일 아침 8시다. 일요일 잔업을 할 생각이었지만 이미 출근시간이 지난 터라 그냥 놀기로 결정, 집안일을 하고 놀거리를 찾다가 1000피스 퍼즐을 뜯었다. 고흐의 "starry night", 요새 내 마음같은 그림이다. 거의 미술치료받는 느낌으로 하루종일 맞추다 보니 대충 200개쯤이 제 자리에 가 있다.

 

4. 퍼즐을 하는 간간이 인터넷을 봤는데 기가 막히는 일이 있었다. 9살 짜리 아이가 강간당해서 여성생식기의 80%가 없어지고 평생을 인공항문을 달고 살아야 한단다. 그런데 범인은 음주로 인한 심신상실 상태라고 고작해야 12년 형이란다. 법적 안정성과 다른 범죄와의 형평성에 대해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음주운전도 가중처벌하는데 음주성폭행은 감면을 받는 건 어찌된 건가. 더군다나 가해자는 초범도 아니라고 들었다. 법적으로 12년 밖에 못 때린다면, 내보낸 다음에 최소한 그 인간 집 앞에 푯말 하나는 붙여라. 맹견 주의, 아니 강간범 주의라고.

 

2009년 9월 15일 화요일

20090915

1. 수영이 안 되고 있다. 평영에서 계속 팔다리 젓는 박자와 숨쉬는 박자가 어긋나네. 25m 레인 한 번을 제대로 못 가니 좀 속상하다.

 

2. 일이 바빠지니 인정받는다는 느낌에 우쭐해지면서도 한편으론 귀찮다.

2009년 9월 13일 일요일

20090913-당일치기 서울나들이

1. 유스호스텔 네 군데에 문의를 했지만 모조리 침대 없음...결국 자정에 출발하는 야간 버스를 타고 4시에 남부터미널에 도착했다. 애초엔 24시간 영업하는 터미널 건너편의 롯데리아를 노렸지만, 너무 졸려서 그냥 그 건물 지하의 PC방으로 고고~, 6시 반까지 유튜브를 켜서 엔야 음악을 들으면서 엎드려 잤다. 2시간 넘게 자고 3,500원이면 뭐, 나쁘지 않았다.

 

2. 하지만 일어 회화시험은 강남역에서 10시 반. PC방을 나오면서 아직도 졸린데 어찌할 지 고민하다가 묘안을 내놨다. 무려...2호선 지하철 투어...교대에서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를 돌아서 강남역에 내렸는데 교통카드는 인식을 못 한다(^^).

 

3. 지하철에서 내려도 8시 반이라 강남역 크리스피 크림 도넛에서 도넛 2개와 커피를 시키고 잡지를 보면서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는 배가 아파서 커피를 시킨 것을 후회했다.

 

4. 일본어 회화는 완전 망했다. 질문을 못 알아들어서 '긴 의견 말하기'는 3문제를 모르겠다고 말해 버렸다. 아마 읽고 답변을 작성하는 시험이면 했을 텐데, 한자 없이 듣기만 하니 해석이 안 된다. 역시 듣기 연습을 좀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5. 오후의 영어 회화 시험 전에 시간이 꽤 많이 남았다. 강남역 지하상가를 돌아다니다 삼성 서초타워 연결 통로를 발견! 꽤 마음에 드는 가을용 겨자색 가디건과 잠옷과 속옷을 질러주고 서초타워 지하에서 점심을 먹었다.(이쯤에서 자랑질)

 

사진은 강남역 지하의 과일가게 프뤼엥의 도피노와즈 플래터(7,000원)과 블루베리 푸딩(3,500원). 플래터의 감자 라자냐와 베이컨은 따뜻하게 다시 데워줘서 맛있었다. 그리고 샐러드에 곁들인 새콤한 비네거 소스가 식욕을 돋궈줘서 좋았다. 회사에 있던 한주간 과일과 야채가 부족했는데 괜스레 호강한 것 같다.

 

6. 영어회화 시험도 망했다. 모든 질문에 끝을 제대로 못 맺은 것 같아서, 아무래도 이번에도 3급일 것 같다. 반성하고 나도 남들처럼 예상 질문 만들어서 연습하고 가야겠다. 그래, 회화시험이라고 그냥 털레털레 가는 거, 면접보러 갈 때 생얼로 나가는 거랑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아무리 내가 회사에 생얼로 다닌다고 해도 면접볼 땐 화장을 했었다...)

 

7. 오면서 책을 제대로 못 봤다. 힘들었던 듯. 이제 공부하고 리뷰 하나 쓰고 자야지~

2009년 9월 11일 금요일

20090911

1. 8년 전 오늘은 911이었다. 그 당시 세상이 무너진 것인양 호들갑을 떨었던 사람들이 그새 다 잊어버렸구나. 그리고 나도 잊어버렸었다. 블로그에는 간간이 기억하고 포스팅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다. 대단한 사람들.

 

2. 결국 집에 안 갔다. 일요일 새벽에 서울에 가서 회화 시험만 보고 오거나 유스호스텔 도미토리를 예약하면 될 것 같은데, 유스호스텔 예약이 될 지 모르겠다. 솔직히 도요코인 동대문점은 좀 비싸더라.

 

3. 집에 안 가니 저녁 시간이 비어 차장님과 밥을 먹었다. 차장님의 버릇은 "맞다, 맞다." 참 단순한 말이지만 다른 사람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고 공감을 표해주기는 쉽지 않은데...차장님의 좋은 점이다. 먼저 들어주고 자기 의견을 성심껏 이야기하는 것은 따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고보면 직속상사마다 배울 점을 발견할 수 있으니 난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한 분만은 예외다...)

2009년 9월 8일 화요일

20090907

1. 바람기테스트 결과는 20%. 아마 난 귀찮아서라도 바람은 안 피울 듯, 아니 그 전에 귀찮아서 연애를 안 한다가 정답인가...

 

하는 곳은 여기

 

2.  어제 볼링대회장에서 단체 사진을 찍어주고도 좋은 소리를 못 들었다. 리사이즈해서 받기 편하게 만들어줬어야 했는데,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다. 오전 내내 부루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유능한 직원은 거기까지도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 같다.

 

3. 저녁 시간의 일본어 강좌는 세번째 애니로 들어갔다. 이번에 보는 애니는 <갓파 쿠와 함께 한 여름방학>. 지브리 작품이 아닌 생소한 애니라서 걱정했는데, 오늘 수업에 들어가보니 꽤 재미있다.

 

4. 내일은 당일치기 부산 출장. 힘들어서 이만 접자~

20090907

...회식하고 장보고 오니 12시가 넘었네? 그래서 8일 오전...에 7일 일기를 쓴다.

 

1. 오늘의 회식은 팀 전체 볼링대회에 대비한 파트 선수 선발전. 게임비가 걸려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했더니 처음엔 49점, 두번째는 80점이 나왔다. 이게 뭐 열심히 한 거냐고 할 사람도 많겠지만(...) 작년에 부서에서 볼링장에 갔을 때 평균 30점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감상평을 올리자면 그렇지만, 대체로 젊은 남자...들의 점수가 높았다는 것을 보면, 역시 대부분의 운동은 체력 승부인 것 같다. 남자들은 30대가 넘으면 테크닉으로 승부하지만 두번째 판부터는 구위 급저하. 첫 판에서 스트라이크가 서너번씩 터지다가 두번째 판에서는 대부분 6,7개 씩 넘기고 스페어 처리를 한다. 하지만 여자들은 나이보다는 개인의 타고난 운동신경과 컨디션에 크게 좌우되는 것 같다.

 

2. 회식자리에서 "넌 능력이 안 되는 남자를 우습게 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근데, 진짜 맞다. 나 사실 나이 많은 남자가 능력은 쥐뿔도 없으면서 대접해달라고 할 때 빡 돌거든...

 

3. 회식 끝나고 근처 마트에서 장을 봤는데, 내용물이 가관이다. 특가 판매하는 아사히 캔 6개 들이, 여명808, 유기농 커피...그야말로 회사 생활에 찌든 건어물녀다운 목록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 목록 들고 쇼핑하고 할인쿠폰과 장바구니를 챙길 정도의 이성은 남아 있다는 것이다.

2009년 9월 6일 일요일

20090906

1.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묘하게 이 친구(H라고 하자)를 대할 때는 (연애경험은 없지만) 애인을 대하는 것 같은 묘한 긴장감을 느낀다. 아마도 H가 나를 그만큼 좋게 봐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애 앞에서는 좋은 사람이고, 자기 삶을 잘 꾸려 나가는 사람이기를 바라는 마음,  어쩐지 이 친구만큼은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런 것이 어쩌면 남자들이 처음 사귀기 시작한 연인에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물론 난 100% 이성애자다)

 

H도 이제는 많이 안정되어 보이고 더 밝아졌다. 고시 패스한 이상 H의 인생은 탄탄대로...근데 내 현실은 시궁창...아마도 H는 중학교 때 만났던 나를 이상적인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어, 조금은 혼란스러울 것 같다. 지금의 난 인생에서 일부러 고정된 목표를 만들지 않는다. 다만,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삶을 살려고 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자연과 지구를 생각하는 삶을 살려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그런 소박한 목표는 오히려 이루기 어려운 것이고, H가 이해해주길 바라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

 

다만, H가 나를 있는 그대로, 결점 많고 까칠하지만 H를 좋아하는 친구인 것으로 받아들여주면 좋겠다. 연수원 졸업하면 기념으로 여자들끼리의 일본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 것도, 내 그런 마음을 겉으로 드러낸 것이리라.

 

2. H와 밥을 먹고 나서, 내려오는 버스를 탔을 때야 주문한 음료수가 안 나왔었고, 계산서엔 음료수값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이럴 수가!!! 홍대입구역의 <라 빠에야>, 다신 안 가겠다. (내가 왜 계산할 때 못 잡아냈을까ㅠㅠ)

 

3. 서울역 북오프, 나날이 문고판 만화책이 줄어들어 슬프다...

 

4. 구매자격증 공부 시작. 300페이지 중 10쪽을 읽었다. 시험은 한달 반 남았는데 갈 길이 멀다.

2009년 9월 5일 토요일

20090905

1. 정운찬 총리 지명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왜 아저씨들이 정치 분석에 열광하는지 알 것 같다. 갖가지 해석이 난무하는 것을 보니 웬만한 스포츠 경기 관전보다 훨씬 재미있다.(물론, 정치인들의 삽질에 나중에 국민들이 고생할 것은 제쳐놓고...)

난 정운찬이 어떤 의도로 총리직을 수락했는지는 짐작할 수 없지만, 한 가지 마음에 안드는 것이 있다. 내정자 인터뷰에서 "4대강 개발은 청계천을 모델로..."라는 부분. 4대강을 시멘트로 바르고 지하수를 뽑아서 흘려보내겠다는 것인가? 정말 어이없었다.

 

2. 오늘 택배기사가 경비실에 물건을 맡겼다고 전화를 했다. 사람이 집에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화를 냈는데 알고 보니 본가의 초인종이 고장났던 것. 부리나케 경비실에서 엘리베이터도 없는 아파트 위층에 물건을 올려주신 아저씨. 제대로 사과도 못했는데 너무 미안했다.

그러고 보니 나 요새 너무 까칠하다. 사람이 목에 힘이 들어간 듯.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는데, 내 주제는 생각 안하고 다른 사람에게 너무 까다로운 것은 아니었는지. 이런 부분은 엄마의 지적이 대체로 맞는 것 같다. 자신이 너무 바보같이 느껴진다. 반성하는 중.

 

3. 기한 만료된 회사 컴퓨터 활용 자격을 다시 땄다. 워드는 만점인데 엑셀과 파워포인트는 턱걸이. 확실히 자주 쓰는 프로그램이 더 낫구나. 이제 시간을 벌었으니 본격적으로 구매 자격증(겸 영어) 공부를 해야 겠다.

2009년 9월 3일 목요일

20090902

1. 업무 마치고 블로그를 돌다가 "정운찬 총리 기용"소식을 들었다. 이번만은 MB도 머리를 쓴 것 같다. 하지만 정운찬 개인에겐 독으로 작용할 것 같다.

 

2. 『후퇴하는 민주주의』라는 책을 다 읽었다. 강연을 엮은 책인데 굉장히 쉽게 읽힌다. '철수와 영희'라는 출판사의 책은 처음 접했지만, 꽤 마음에 들었다. 가벼운 종이를 쓰고 판형을 작게 한 것도, 깔끔한 편집도 마음에 든다. 내용에 대한 리뷰는 나중에 이글루에 적을 예정이다.

 

3. 직장 4년차인데도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회의 자리에 나가서 계속 말꼬리를 흐리는데, 되새겨봐도 내 자신이 한심하다. 말하는 법은 공부해서 익히는 게 아니니까...

2009년 8월 31일 월요일

20090831

1. 일본의 정권교체를 보니, 참 싱숭생숭하다. [뉴스링크]

투표율 11%로 마감한 제주도의 지사 소환투표와 저쪽의 투표율 69%가 왜 이리 비교되는지.

300석을 넘겨 압승(전체 의석은 480석이라고)한 민주당은 사민당과 연합을 제안했다고 하는데, 연립정권이 이루어질 경우 320석을 넘겨 참의원이 부결시킨 안건을 중의원에서 재통과 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탄핵 직후의 열린우리당 돌풍을 연상케 하기도 하는데, 끝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자민당이 정말 막나가고, 민주당이 열린우리당 마냥 지지부진하다면 개혁피로증세가 나타나 몇 년 안에 정권이 다시 바뀔 수도 있으니, 섣불리 앞일을 재단하긴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옆나라에서 '투표로 심판하는' 것을 보니 부러울뿐. 내년에 잘 해야 할 텐데...

 

2. 청와대 조직개편 - 만수옹의 귀환[뉴스링크]

에라이, 쇄신안이라더니 이동관 유임에 강만수 귀환이냐. 컨텐츠가 없는 정부가 어떻게든 삽질 한 번 하겠답시고 홍보에 주력하는 꼴은 참 같잖다. 그리고 안정된 환율을 300원 이상 강제로 끌어올려 외환보유고 600억달러를 까먹고 환율은 오른 상태로 유지시킨 물가 상승의 주범을 재기용하는 드립은 뭐냐. 예전엔 한 번 말아먹고 2012년에 '내가 경제를 살렸지'라고 자랑할 줄 알았는데, 아니다. 아마 2012년 말까지 개박살내고 뒷정부에 떠넘길 듯.

 

난 오로지 본격적인 환율 드립이 시작되기 전에 아키타박스 예약본이 결재되기를 바랄 뿐이다. 부디 카드 승인 요청이 환율 1400원 이전에 나오기를... 앞으로 3년간 신간 해외주문은 포기하고 북오프에서 열심히 주워모아야겠다.

 

3. 엠티를 다녀왔서 더 우울해졌다. 나 오프라인에서 진짜 '희미한' 인간인 듯.

 

2009년 8월 27일 목요일

20090827

1. 퇴사하는 친구의 송별회에 늦게 간 죄로 끝까지 남았다. 마지막으로 얼굴 보는 거라고 좀 무리해서 먹었나보다. 기숙사에 들어오니 1시 반. 아침에 정말 나오기 싫더라. 근데 오늘도 회식이다. 나 좀 살려줘ㅠㅠ

 

2. 지친 몸을 끌고 회사에 나오니 제주 도지사 주민소환투표가 실패했단다. [뉴스링크]

   소환대상인 도지사가 투표 불참을 선동하는 치사한 일을 저지르긴 했지만, 제주도민들도 답이 없다. 투표율 30%는 무리더라도 소환 투표 발의한 사람들은 전부 투표 참여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막개발과 합의 없는 해군 기지 건설의 댓가는 결국 제주도민들이 받게 될 것이다. 자치도니까 중앙정부 지원은 받기 어렵겠지. 지금 제주대에 다니는 학생들은 아마 10년 쯤 후에 후회할 거다.

 

 

2009년 8월 26일 수요일

20090826

1. 어제 퇴근해보니 카메라 택배가 도착해있다. 지금까지 쓰던 것보다 1cm 정도 작은데, 1cm의 차이가 정말 크다. 부서질까봐 조심조심하고 있다. 화질은 나름 만족 *^^*

 

2. 얼마 없던 여자동기 중 하나가 곧 그만둔다. 오늘은 송별회하는 날. 왠지 싱숭생숭하네.

 

3. 아침 신문에서 경악스런 기사를 봤다. [뉴스링크]

   소비세 5% 인상이 문제가 아니다. 집없는 서민 가구에 꽤 유용하게 쓰였던 장기주택마련저축의 소득공제 폐지라니. 직접적으로 혜택을 박탈당하는 당사자로서 참 속이 쓰리다. 이 xx같은 것들. 종부세 폐지하고 4대강 따위에 돈을 퍼 넣으니 세수가 모자라서 서민들의 소득공제 수단을 빼앗아가다니.

2009년 8월 25일 화요일

20090825

1.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 

8/20일에 방영된 인터뷰 전문이라고 한다. 인터뷰이는 레이건 정부 시절에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지낸 리처드 앨런이라고. 그런데 인터뷰 내용이 참 충격적이다. 사실이라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레이건 취임 이후 첫번째로 방문한 외국원수도 아니고, 당시 이루어진 정상회담도 국빈방문 형식은 아니었다는 것인데...이거, 나중에 꼭 원문을 들어보고 싶다.

 

2. 근 석달을 끌던 문젯거리가 끝났다. 이제 정말 일이 없는데, 이러다 잘리는 거 아닐까 무섭기까지 하다.

 

3. 요새는 신입사원들에게 너무 많은 재능을 요구한다.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어야 좋은 후배가 되는 현실...얼른 입사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2009년 8월 24일 월요일

20090824

1. 주말에는 꽤 바쁘게 돌아다녔다. 오전에 치과에 가고, 오후엔 대리 승진에 필요한 pc 활용 능력시험도 보고, 저녁에는 정장으로 갈아입고 서울광장의 분향소에도 다녀왔다. 그러다보니 몸에 무리가 왔는지 아직까지도 피곤하다. 어제 내려오는 버스에서 책도 다 못보고 졸더니 결국 밤잠을 설쳤다. 아무래도 이명박 대통령 집권 후 건강이 점점 나빠지는 것을 느낀다. 당장 두 분 전 대통령님의 장례를 보면서 마신 술이--; 그저 구글 위젯으로 달아놓은 퇴임일 카운터만 보면서 산다.

 

2. 모로코 여행에서 찍은 사진이 모조리 흔들린 것을 보고 기가 막혀 카메라를 바꾸기로 했다. 그런데 마음에 든 디카는 이미 구시대의 유물. 처음에 G마켓에서 최저가로 주문했는데 한동안 배송이 안 되서 문의글을 올렸더니 그제서야 품절이란다. 그럼 처음부터 품절이라고 하던가. 품절 사유면 판매자가 취소시키라고 글을 올리고는 그 다음 저가를 제시한 11번가로 갔더니 하루만에 품절이라 취소하겠다는 메일이 왔다. 그리고 세번째인 GS이숍은 아예 장바구니를 클릭하니 품절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확실히 대기업 쇼핑몰이 재고관리는 더 빠릿빠릿하게 하는구나. 이제 마지막으로 옥션까지 흘러들어갔다. 옥션에서도 품절 공지가 뜨면 리퍼브 제품이나 다른 모델을 살 수 밖에 없다.

 

3.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는데 아직도 몸이 안 움직인다. 그동안 게으름이 몸에 배인 것 같다. 북리뷰도 써야 하고, 기숙사 정리도 해야 하고, 회식도 가야 하고...이런 저런 핑계가 사슬처럼 얽혀 있다. 어디 한 군데서 끊어 줘야 하겠구나.

2009년 8월 18일 화요일

또 하나, 별이 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결국에는 가시고 말았다.

 

87일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느닷없는 죽음에는 가만히 있다가도 눈물이 났는데,

이제는 눈물조차 흐르지 않는다.

 

그저 죽어야 할 것들은 살아서 입을 놀리고, 더 오래 살아주셨으면 했던 어르신들이 잇따라 가시는 것에 화가 치밀어오를 뿐.

 

 

좁은 외길 낭떠러지를 옆에 두고, 어두운 밤하늘에 별조차 없다.

곳곳에 돌부리와 가시덤불이 발끝을 채고, 늑대 울음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는데,

캄캄한 하늘에 빛나던 별들은 지고, 까만 어둠속을 홀로 걷는다.

 

발치를 더듬던 손이 마주치고, 손에 손을 잡고 어둔 길을 가자.

한 손에는 다른 이의 손을 잡고, 빈 손에는 등불을 들고 가자.

 

새벽이 오기 직전에 가장 어둡다는 말을 믿고,

가까워오는 늑대 울음소리에도 손을 풀지 말고,

아득한 길을 더듬어 가자.

 

 

 

 

 

2009년 8월 17일 월요일

한없는 우울함.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에 스스로가 삭아가는 것을 느낀다.

여행을 가도, 맛있는 것을 먹어도, 잠을 자도 치유되지 않는 병.

 

어제 엄마에게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너는 작년의 네가 아니라고. 편한 직장에서 안주하고 있을 뿐, 이제까지 어려운 일에 부닥칠 때마다 도전하던 네가 아니라고.

 

아, 아무리 놀고 먹어도 엄마는 엄마구나. 제일 아픈 구석을 푹 찔렸다. 모든 게 귀찮고 심드렁해서 축 쳐져 있는 걸 못 감췄구나.

 

찔리는 구석을 감추려고 엄마와 낮술을 했더니 돌아오는 회사 버스에서 결국 게워냈다. 8일 동안 설사하다가 겨우 나으니 술주정에 구토라...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더라. 다행히 옆에 앉은 분께서 얼른 비닐봉지를 건네주셔서 버스 안을 망치진 않았다. 단지 내 신발과 가방만 엉망이 되었을뿐. 휴게소에서 정신차리고 봉지를 버린 다음 사과를 드렸더니 오히려 걱정해주시는데 너무 죄송스러웠다.

 

나, 요새 뭘 하고 있는 걸까. 그냥 자리를 채우고 있을 뿐이지, 내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같고,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다. 구조조정하면 바로 잘릴 것 같다는 불안감과 인간관계에 대한 불만이 쌓여, 이러다 충동적으로 나가버릴 것 같다.

 

어딘가에 쏟아내지 않으면 늪의 바닥으로 가라앉을 것 같이, 끈적끈적하고 답답한 기분. 3년차 증후군은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남들보다 1년 늦게 겪고 있는 것 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