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8일 월요일

20090928 - 갓파가 책가방 틈으로 내다본 하늘

회사에서 지원하는 저녁 일본어 수업시간에는 교재로 아니메를 활용한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이어 세번째로 <갓파 쿠와 함께 한 여름방학>을 보고 있다.

 

오늘 진도는 코우이치의 집에 온 갓파, 쿠가 처음으로 밖에 나가는 장면. 주인공 코우이치의 책가방 속에서 열린 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갓파의 시야를 보면 먹먹해진다. 그 작은 틈새조차 하늘과 나무로 채워지지 않고 끊임없이 인간이 만든 구조물이 가로막는다. 다섯 세대-150년 전에는 볼수 없었던 풍경-아파트, 전철, 자동차...

 

문득 생각난 것이 도시에 함께 살고 있는 동, 식물들과 도시에서 밀려나버린 생물들이다. 지금 인간의 공간에 나름 성공적으로 적응한 것처럼 보이는 길고양이나 비둘기들도, 사실은 인간의 회색 공간에서 힘겹게 삶을 꾸려나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너무 여려서 살아갈 수 없는 것들은 도태되어가고...계속해서 건물을 올리고 길을 내는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난 오늘, 갓파의 시선으로 한국을 본다.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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