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석훈 박사의 마지막(실제론 마지막이 아니었다) 강연회에 가려고 반차를 내고 서울에 왔던 날, 한 통의 문자가 도착했다.
"집에서 이틀 정도 마스크 끼고 온나, 나 플루 의심환자 되서 오늘 XX(고향) 가긴 하는데 혹시 모르니까."
대기업 정규직이 좋긴 좋아서, 우리 회사는 신종플루=돼지독감 의심환자는 5일 유급휴가를 받는다. 이 친구도 고향의 본가로 돌아갔는데, 어제까지 집에서 놀다 왔다.
다녀와서 하는 말이, "나 확진환자였대."
그럼 내내 같은 방에서 잔 나는? 나도 지지난주에 열오르고 몸도 안 좋았는데, 혹시 내가 먼저 걸렸다가 나은 건 아닐까? 나 멍청하게 안 아픈척 하다가 유급휴가 기회 놓친거야?
...괜히 센 척했던 내가 바보다. 휴가 받아서 여행이나 가볼 걸...
어쨌거나 한 가지 수확은 언론에서 호들갑 떠는 것만큼 신종 플루의 위력이 큰 것 같지는 않다는 것. 생각해보면 교통사고나 산재로도 플루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죽는다. 진짜, 4대강을 가리기 위한 떡밥으로 신종 플루 문제를 부채질 하는 거 아닐까(주어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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