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7일 월요일

한없는 우울함.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에 스스로가 삭아가는 것을 느낀다.

여행을 가도, 맛있는 것을 먹어도, 잠을 자도 치유되지 않는 병.

 

어제 엄마에게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너는 작년의 네가 아니라고. 편한 직장에서 안주하고 있을 뿐, 이제까지 어려운 일에 부닥칠 때마다 도전하던 네가 아니라고.

 

아, 아무리 놀고 먹어도 엄마는 엄마구나. 제일 아픈 구석을 푹 찔렸다. 모든 게 귀찮고 심드렁해서 축 쳐져 있는 걸 못 감췄구나.

 

찔리는 구석을 감추려고 엄마와 낮술을 했더니 돌아오는 회사 버스에서 결국 게워냈다. 8일 동안 설사하다가 겨우 나으니 술주정에 구토라...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더라. 다행히 옆에 앉은 분께서 얼른 비닐봉지를 건네주셔서 버스 안을 망치진 않았다. 단지 내 신발과 가방만 엉망이 되었을뿐. 휴게소에서 정신차리고 봉지를 버린 다음 사과를 드렸더니 오히려 걱정해주시는데 너무 죄송스러웠다.

 

나, 요새 뭘 하고 있는 걸까. 그냥 자리를 채우고 있을 뿐이지, 내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같고,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다. 구조조정하면 바로 잘릴 것 같다는 불안감과 인간관계에 대한 불만이 쌓여, 이러다 충동적으로 나가버릴 것 같다.

 

어딘가에 쏟아내지 않으면 늪의 바닥으로 가라앉을 것 같이, 끈적끈적하고 답답한 기분. 3년차 증후군은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남들보다 1년 늦게 겪고 있는 것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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