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5일 일요일

20091024~25-공연, 공연, 공연

이틀 연속으로 공연을 보고 오려니 머릿속이 과포화 상태다.

 

토요일 오후에 양재역에서 있었던 지인의 결혼이 끝나자마자 3시 50분에 택시를 타고 예술의 전당으로 고고~! 59분에 예술의 전당에 도착했다.

 

목적은 2009 서울 공연예술제 출품작인 <원전유서>, 눈팅만 하는 블로그인 Red Shadow의 소개글을 읽고 '살아생전 두번 다시 이런 공연은 안 보겠다' 는 기준점이 될지 궁금해서...질렀다. 물론 4시 시작인 공연이니 앞에는 좀 잘라먹을 걸 각오했지만, 현장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예매한 사람들 표가 안 나와서 현장구매도 한참 지연되었다는...앞 부분의 20분 정도는 잘라먹은 것 같다.

 

정말 길긴 길더라는...특히 무슨 얘기를 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는 2막이 지나간 후에는 사람들이 다 '이거 실험극 아냐?' 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중간에 떠난 사람들이 없는 것은 이왕 2시간 반을 본거, 끝장을 보자는 사람들의 오기였을까, 아니면 정말 감동해서였을까.

 

쓰레기로 이루어진 산 위에 사는 사람들의 쓰레기 산의 소유권을 인정받으려는 투쟁과 현실 사회를 겹쳐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연극이라는 건 알겠는데, 난 개인적으로 1,2막에서 3막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갑자기 급격하게 변해 따라가질 못했다. 의미없는 기호로 변한 한글자모의 합창과 쓰레기가 돈이 되는 역전된 현실, 맞아 죽고 나무가 된 아이와 다 죽고 떠나버린 무대에 남은 상추를 심는 어미와 정신이 돌아온 남편. 망가진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마지막 장면...

 

너무 많은 것이 우겨넣어져서 하나로 연결하기가 어렵다. 아마 리뷰를 안 보고 갔으면 머리에 쥐가 났을지도 모르겠다. 결론은, '살아생전 한 번은 볼만한 데, 두번 볼지는 모르겠다.' 정도?

 

사실 연극도 연극이지만, 옆에 앉았던 고운 할머니가 더 인상깊었다. 빨간 코트에 베레모를 쓰고, 스카프를 두른 할머니는 연극계 관계자도 아닌데 70년대부터 공연을 다니셨다고 한다. 큰 아들이 69년 생인데, 딸이 없어 공연을 같이 보러 다니지 못하고 손녀들은 며느리가 안 내준다고 속상해하셨다. 역시, 한국의 문화계는 여성이 먹여살리는구나^^

 

아무튼, 결혼식 차림새로 4시간 40분(쉬는 시간 2번 포함)이나 공연장에 체력을 쏟았더니 일요일에 보러간 공짜 음악회는...졸아버렸다ㅠㅠ 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받은 표인데 진짜 속상했다. 사실 피아노 협주곡이 나오면 입장료가 비싼데, 역시 누군가 같이 볼 사람을 데려갔어야 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